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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전자공대생인데 그다지 전자공대생같은 사람이 아니어서 종종 쓸쓸한 기분이 든다.
IT/과학 뉴스도 잘 안 읽고 테키 블로그도 구독하지 않고 휴대전화기로는 주로 전화만 하며 문자 보내기가 힘겹고 컴퓨터를 뜯어본 적도 컴퓨터를 만들어 본 적도 새로운 가젯에 침 흘려본 적도 없고 3G나 TCP/IP가 뭔지 모르고 윈도우즈 외에 다른 운영체제 키워본 적도 없고 포맷은 단 한번 해 본 이 나. 나는 그저 우아하게 차를 마시며 세계명작소설을 읽거나 노을 지는 정원을 산책하거나 뜨개질을 하며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뿐이다. *** 내 지도교수 중 한 명은 참 착하긴 착한데, 나보다 7살밖에 안 많고 위에 누나가 둘인데다가 대가족의 막내인 미혼의 남자다. 그래서 좀 못됬다. 나의 취향과 무지를 알게 된 그가 며칠전 말했다. 너 공대생이니까 주변에서 컴퓨터 고쳐달라고 하지 않아? 공대생이라면 기본적으로 마스터컴퓨터긱이어야함ㅋ 나는 자고로 내 밑의 학생들은 남 앞에서 모르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어야 한다는 주의임ㅋㅋ 아무튼 너 새 컴퓨터는 윈도우/리눅스 듀얼 부트로 셋업하고 참 유닉스 커맨드 공부해ㅋㅋㅋ 공대생에게 구이따위 사치일뿐ㅋㅋㅋㅋ 오늘은 뜬금없이 앞으로 쓸 우리 연구실 전용 파일 서버 만들어 놓고 관리 하란다. 조낸 사악하게 미소 지으며. 할거지? 해놔야돼? 이제 이거 완전 니책임이다? 왜 날 break... 그래서 오후에 잠깐 위키페디아와 랩메이트 지미의 퀵강습을 받았다. 인터넷이나 인트라넷이나 랜. 쓰기만 할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. 신기했다. 오오 프로토콜. 오오 터미널 서버. 아마 2학년때쯤 배웠던 것 같기도 한데. 어쨌든 뭘 알게 된다는 건 좋은 일 이니까 ㅠ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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